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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살림꾼

슬로우푸드 연구가, 기타무라 미츠요 ((北村光世)

 기타무라 미츠요(北村光世)

선생을 처음 만난 것은 98년으로 기억한다. 도쿄 유학 시절, 시부야에 있는 한 백화점에서였다. 매거진 하우스에서 발행하는 잡지 <크로와쌍(croissant)> 주최로 열린 한 전시회였다. 그 당시 일본에서는 허브가 붐이었다. 허브티, 허브요리, 허브 건강법, 허브 재배하기 등이 매우 인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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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무라 선생은 일본에서 알아주는 허브 연구가다. 나는 한국으로 귀국한 후에도 가끔 기타무라 선생과  전화 연락을 했고 그녀가 슬로 푸드에 심취해 있다는 것과 이탈리아 파르마에 집을 샀다는 정도의 소식을 전해 듣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십년이 지난  지난 8월에 다시 만났다. 가마쿠라 근처에 있는 선생의 집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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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鎌倉)역에서 에노텐(가마쿠라에서 에노시마 사이를 운행하는 오래된 기차로 기차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을 타고 이나무라가사키(稲村ヶ崎)라는 역에 내렸다. 이나무라가사키는 역 주변만 보면 아주 작고 소박한 마을이지만  역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을 걸어올라 선생의 집 근처까지 가니 매우 훌륭한 주택가라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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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에서 쇼난신주쿠라인을 이용하면 신주쿠까지 1시간이면 갈 수 있어 이곳에서 출퇴근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야말로 요즘 가장 인기있는 소문난 별장지라더니 좋은 동네다. 건축도 독특한 양식이 많았다. 검정색으로 페인트 칠을 한 선생의 집은 멀리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선생은 이곳에서 35년을 살았다고 한다. 마당에는 레몬을 비롯해 이름모를 허브가 가득했다. 정원도 아름다웠지만 바람에 실려온 허브향 때문인지 기분이 절로 상쾌해졌다. 


나는 지난 9월 도쿄에 머물며 선생의 집을 두 번 방문했다. 첫 번째는 요미우리신문 기자였던 오쿠야마 상의 부인인 타에코상과 가마쿠라를 돌아본 후였다. 해가 지고 가을비가 내리는데 기타무라 선생은 최근 그녀가 심취해 있는 <슬로 푸드>를 정말 빠르게 별로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선보였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슬로 패스트 쿠킹의 기본이다.

 


레몬을 이용한 치킨요리는 고소하고 바삭한 맛에 레몬의 상큼한 맛이 더해져 먹을수록 중독되는 맛이었다. 처음 먹어보는 라이스샐러드는 올리브오일을 이용한 스피드 요리로 일본 김에 싸서 먹었다. 올리브오일과 허브의 향이 어우러진 밥알이 입 안에서 탱글탱글 살아움직여서 이름도 라이스 샐러드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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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문은 나의 니시오기(西荻)친구들과 함께 선생의 <오후의 허브티파티>에 초대되었다.허브티는 신선한 레몬그라스의 비율 때문인지 허브티 맛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갓 구운 허브쿠키도 단 맛이 적당해 허브티와 잘 어울렸다. 점심을 많이 먹었는데도 계속 쿠키에 손이 갔다. 허브 차 한잔으로 오후의 피로가 풀리고 그녀만의 레시피로 만든 레몬첼로 역시 함께 간 친구들을 기쁘게 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그녀의 맛있는 <슬로 패스트 쿠킹>을 소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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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무라 미츠요(北村光世)

교토 출생. 아오야마 가쿠인대학에서 29년 동안 스페인어를 가르쳤다. 학교를 그만둔 후 여러 나라의 허브와 식문화를 연구했다. 현재는 이탈리아와 일본에서 그녀가 연구한 < 슬로 패스트 쿠킹> 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문화출판국(文化出版局)에서 여러 권의 허브 관련 책을 출판했고, 집영사(集英社)에서< 레몬북>, <내가 사랑하는 이탈리아(私の好きなイタリア)> 등을 출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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