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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코의 교토 산보

교토 최고의 여관, <타와라야俵屋旅館>

不思議な俵屋

일본도자기 협회 학예관인 마유미는 나의 십년지기 친구다. 정확히 12년 전 일본에서 귀국하며 우리는 일년에 한번은 꼭 도쿄가 아닌 어딘가에서 만날 것을 약속했었다. 그리고 계속된 여행은 츠마고, 하코네 후지야 호텔, 오키나와 등등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2008년 12월 크리스마스 휴가를 교토에서 함께 보냈다. 마유미는 출장으로 자주 교토를 찾아서 교토통이었다. 그러나 타와라야는 소문처럼 예약이 쉬운 곳은 아니었다. 우리는 마지막 남은 가장 비싼 방을 겨우 예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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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와라야는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이다. 에도시대부터 메이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서비스를 300년간 유지해 온 곳이다. 타와라야 나름의 폴리시를 이해하고 따르며 인정해 준 고객과 함께 만들어 온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인들은  타와라야를 호텔의 원형이라고 말한다. 일본의 여관 문화는 주인이 만든 폴리시에 머무는 손님이 만드는 컬처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돈이 있어도 아무나 머물 수 있는 곳은 아닌 듯 하다. 교토에는 지금도 소개한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예약이 되기도 하고 안되기도 하는 곳이 있다.

 

 일본의 한 유명한 작가가 타와라야에 머물며 쓴 책으로< 알 수 없는 타와라야 (不思議な俵屋旅館 )>가 있다. 책에서는 타와라야가 주장하는 청결한 시설 , 맛있는 요리, 쾌적한 수면 ,좋은 숙소를 어떻게 지키고 유지하는 지에 대해 아주 잘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1박2식의 타와라야 서비스를 받으며 왜 <후시기나 타와라야>라고  말하는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묵는 방은 이층이었고 식사를 할 수 있게 큰 상이 놓여져 있으며 한 쪽에서는 기록을 할 수 있게 미니 책상이 있고 (다다미방에 어울리는 좌식으로 그러나 다리는 불편하지 않은 모양) 또 다른 한 쪽에는 모던한 디자인의 소파가 포인트인 미니 서재가 있다. 미니 서재에서 낮에는 밝고 따뜻한 자연광 아래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타와라야의 특징은 놀라울 정도로 숙면을 취하게 하는 침구와 가운, 양말 등의 소품과 비누의 수준이 높다. 특히 타와라야의 비누는 향이 은은하며 세정력도 좋고 포장도 고급스럽다. 주인의 안목과 고집으로 지켜지는 모든 여관의 물품들은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도 인기가 많다. 그래서 아예 타와라야 여관 오리지날 상품만 취급하는 가게 <갤러리유케이(ギャラリー遊形 >가 생겼다. 여관 내에도 오리지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조그만 코너가 있다. 여관에 숙박한 사람에게 디스카운트 혜택이 있으니 반드시 체크인을 한 후 쇼핑하기를 권한다. 

 

하룻밤 휴식의 의미와 대접의 참맛을 느끼는 호사는 어쩌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에 최고인 듯하다. 가벼운 목욕으로 피로를 풀고 저녁식사를 했다. 거의 두시간 동안 이어지는 최고의 만찬. 좋은 친구와 함께 해 더욱 좋았다. 우리가 도란도란 나누는 대화에 가끔씩 우리 방을 담당하는 기모노를 곱게 입은 가가리가 요리의 설명을 더해주곤 했다. 본래부터 음식을 싱겁게 먹는 나는 교토요리가 몸에도 맞고 입에도 잘 맞았다. 평생 교토요리만 먹고 살 수 있다면 다이어트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순하고 부드러우면서 재료의 향이 그대로 살아 있고 마지막으로 츠게모노로 입맛을 개운하게 정돈해주는 맛이란 ... 어쩌면 난 이 맛에 빠져 교토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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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식사로 나온 가이세키 요리... 타와라야의 음식은 역시 타와라야 여행의 화룡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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