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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살림꾼

구리하라 하루미의 도쿄 키친스튜디오에 가다 <1>

 아래의 글은 여성중앙 11월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의 일부임을 알려드립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살림꾼, 구리하라 하루미(栗原はるみ).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녀는 쉽고 맛있고, 센스가 넘치는 가정식 메뉴로 일본 여성들의 우상이 되었다. 최근에는 2007년 ‘Your Japanese Kitchen’ (NHK 월드 텔레비전)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영어로 일본의 가정식 요리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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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마샤 스튜어트, 구리하라 하루미

하루미를 만나러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내비게이션만 믿고 있다가 약속한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었다. 그런데도 하루미는 웃는 얼굴로 현관까지 나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우리가 하루미 키친을 방문한 아시아 최초의 취재팀이라고 했다. 그녀의 키친 스튜디오는 하루미가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의 1층 공간이다. 모던한 건물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깔끔한 화이트 베이스의 공간이 펼쳐졌다.

꽃무늬의 편안한 패브릭 소파가 놓인 리빙룸의 유리창 너머로 아담한 정원이 보인다. 방송이나 잡지 촬영을 위해 공간을 배려한 키친이다. 그녀는 직접 구운 스콘과 라떼를 테이블에 올렸다. 비오는 날의 차분한 오전과 잘 어울리는 메뉴다. 올봄 하루미가 남편, 구리하라 레이지(栗原玲児)와 함께 한국을 방문한 후로 하루미 키친은 더욱 한류 무드라고 한다. 한국에서 온 일행들이 나누는 말을 듣고 하루미는‘온도는 한국어로도 온도입니까? 약속도 비슷하죠? 일본말과 비슷한 발음이 많이 있나요? 하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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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하루미의 키친스튜디오를 둘러봤다. 현관 오른쪽에 기둥을 이용한 멋진 수납장이 보인다. 그 안에는 작은 찻잔과 주전자, 간장종지를 비롯한 작은 소품들이 가득하다. 하루미의 수많은 책들의 촬영 소품들인 듯했다. 집안은 구석구석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그녀가 홈페이지에서 밝힌 것처럼 지저분한 것을 보고 가만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청소하는 것을 즐긴다는 말이 생각이 났다. 이층의 프라이비트 공간과 리빙룸을 연결하는 통로에 놓인 낮은 테이블 위에는 무늬 자체가 그림인 작은 크기의 일본 접시와 한국여행에서 구입한 백자를 화병으로 이용하고 있다. 거실에는 코너마다 특색 있는 소품들이 많다. 한 쪽에는 하루미의 생일날 친구가 직접 만들어 선물했다는 다리의 곡선미가 아름다운 의자와 15년 전, 그녀가 뉴욕에서 산 유리로 된 캔들 트리가 놓여져 있다. 다른 한쪽으로는 남편이 타이에서 사온 민트그린의 체스트 위에 어느 해인가 크리스마스때 남편이 선물해 주었다는 철제 소재의 트리와 벨기에산 앤티크 캔들 스탠드가 멋진 코너워크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하루미의 키친은 그린과 화이트가 밸런스를 이룬다. 오늘은 꽃도 흰색과 그린으로만 통일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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