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3/14 25th
어제는 늦은 밤까지 비바람 소리가 거칠더니 오늘은 다시 태양이 떠오르고 햇살이 눈이 부셨다. 마지막으로 바라본 시치리가하마의 바다... 바람은 불지 않는데 복잡한 내 마음은 그 때처럼 흔들리고 있다.
흔들리는 것은 바람보다 약하다
(정 용화)
언덕을 내려와 모퉁이만 돌면 봄이다.
돌담을 끼고 앞마당을 지나온 바람은
후박 나무가 있는 뜨락에 머문다.
바람은 모든 것에 동화된다.
나무를 스쳐가면 이파리가 되고
꽃은 향기가 된다.
강을 스쳐가면 물고기기 되고
굳게 빗장 지른 마음에 문지방을 넘으면
슬픔이 되고 기쁨이 된다.
흔들리는 것은 모두
바람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무성하게 자란 욕망들을
마알갛게 헹궈 빨랫줄에 하얗게 말린다.
바람을 이겨보라고
더이상 방황하지 말라고
빨래집게로 꽉 잡아 놓는다.
바람과 침묵은 보이지 않지만
내가 믿고 있는 것
젖은 마음이 넉넉한 오후에
잠시 걸쳐 있는 아직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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