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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돗토리 산채요리점, 미타키엔(みたき園) 여름이면 유독 생각나는 곳이 있다. 바로 돗토리에 있는 산채요리점 미타키엔이 그곳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일본의 그 옛날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는 곳이다. 오래된 일본의 초가집이 숲속에 여러채 보이고 식당이라기보다는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의 촌락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곳이다. 작년 6월에 만난 미타키엔의 안주인은 이 산골을 매우 사랑하는 사람이다. 식사를 하는 동안 자신이 직접 만든 소스와 된장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던 그녀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해 차려내온 요리 또한 세상에서 쉽게 만나는 맛이 아니다. 녹음이 우거진 숲 사이로 음식을 준비하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어디에선가 구수한 냄새가 난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듣고 있으려면 시간이 멈춰버린 듯하다. 어린 죽순의 .. 더보기
루이비통과 콜라보레이션, 와지마누리 이시카와현 와지마누리(와지마옻칠)는 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칠기 공예다. 와지마에는 장인의 작업을 볼 수 있는 곳과 와지마 누리 제품을 파는 곳이 있다. 이 곳에서는 와지마누리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모든 작업은 분업화 되어 있다. 작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나무틀 만들기, 헝겊 입히기, 하칠, 상칠, 장식붙이기 등 20가지 이상의 공정을 거쳐야 완성된다. 칠을 하는 것만 해도 처음으로 칠을 하는 작업, 밑칠만 열 번 정도 하고 마무리 칠은 또 다른 장인이 한다. 옻칠만 100~150회 정도 하고 적어도 5년 정도 걸려 완성한 작품은 언뜻 보면 질감이 마치 도자기처럼 보인다. 와지마누리는 식기뿐 아니라 여러 가지 생활용품도 만들고 있다. 패션브랜드와의 교류도 활.. 더보기
교토를 대표하는 커피전문점 , 이노다커피 교토에는 스타벅스보다 더 인기있는 커피전문점이 있다. 1940년 오픈한 이노다커피(イノダコーヒ)가 바로 그곳이다. 최근 나는 다국적 커피브랜드보다 두 개의 일본 커피 브랜드에 빠져있다. 하나는 나가노 가루이자와의 마루야마 커피이고 또 다른 하나는 교토의 이노다 커피다. 마루야마 커피는 특히 구수한 향이 매력적이다. 아침에 일어나 마시는 마루야마 커피 한 잔은 언젠가 뉴욕에서 마셨던 '굿모닝 커피' 이상으로 맛이 있다. 교토의 이노다 커피는 블랙보다도 믹스커피가 맛이 있다. 나는 이노다 커피를 소개하는 책에서 읽었던 것처럼 “본래의 이노다 스타일로 주세요” 를 주문할 때 잊지 않았다. 그랬더니 달짝지근하면서 약간 신맛이 나는 커피가 나왔다. 커피잔도 세련된 H브랜드의 커피잔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투박한 .. 더보기
브런치로 맛보는 교토 요리 누구나 교토는 가을이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겨울의 교토를 좋아한다. 먼저 사람이 적어서 좋고 우리나라의 겨울만큼 바람이 차가워서 좋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하니까. 교토에서 가본 레스토랑 중에서 유독 효테이를 잊을 수가 없다. 효테이는 뉴욕타임즈가 추천한 교토의 카이세키 요리집이다. 본관은 4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최근 미슐랭가이드북 오사카.교토편에 별 세개를 받은 레스토랑이다. 재미있는 것은 교토의 소문난 요리집에서는 이번 미슐랭의 평가를 기분나빠했다는 것이다. 특히 기온에 있는 료테이(料亭) 들은 요리값도 만만치 않지만 오래된 단골들의 소개로만 간다니...그 자존심 미루어 짐작이 간다. 효테이 본관에서는 카이세키 요리만 먹을 수 있고 브런치나 도시락 세트는 효테이 별관에서 먹을 수 있다. .. 더보기
교토 최고의 츠케모노야 <무라카미쥬혼텐> 센마이츠케로 유명한 교토의 명물, 무라카미쥬혼텐(村上重本店). 그 맛의 명성이 자자해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교토의 수없이 많은 츠케모노야(절임 야채를 파는 가게)를 돌아보고 각각의 츠게모노 맛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졌을 때쯤, 마유미와 나는 무라카미쥬혼텐을 찾았다. 새해를 맞이하는 무라카미쥬혼텐 입구의 장식은 소박하고 깨끗했다. 무라카미쥬혼텐 외관 센마이츠케(千枚漬)는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에서만 생산되는 순무(가부)를 얇게 썰어 고추와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츠케모노다. 외갓집이 강화도라 우리는 어릴때부터 순무김치를 먹었고 그래서인지 순무로 담근 일본 김치를 나는 좋아한다. 무라카미 안으로 들어서자 새해 선물을 사려는 사람과 우리처럼 관광왔다가 기념으로 츠케모노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바깥 .. 더보기
또 하나의 일본,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6> 느릅나무가 많아 이름도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리조트까지 간다면 역시 최소한 2박을 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객실에서 충분히 휴식도 즐기고 숲속을 거닐며 에코투어도 하고 돈보노유(호시노야 온천)에서 온천도 하고 가스케나 손민 쇼쿠도에서 맛있는 식사도 하고 그리고 뭔가 아쉽다면 하루니레 테라스로 가라. 올 7월에 오픈한 하루니레 테라스는 신슈와 카루이자와에 연고가 깊은 카페와 레스토랑이 입점해 있다.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곳은 마루야마 커피와 북유럽 작가의 인테리어 소품과 만날 수 있는 인테리어숍이다. 마루야마 커피숍. 호시노야 객실에도 비치되어 있는 마루야마 커피를 파는 곳이다. 엘살바도르와 코스테리카산 커피콩을 브랜딩한 맛이 일품이다. 날씨가 조금 차가워도 삽쌀한 공기와 햇살을 즐기며 마루야마 커피를 마시기.. 더보기
또하나의 일본,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4>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메인 다이닝 창밖으로 물흐르는 정원을 감상하며 식사 할 수 있는 메인다이닝 가스케요리는 수준급이다. 간사이 출신 주방장의 솜씨는 아침식사를 온천물로 이용해 죽을 만드는가 하면 가이세키 요리에서 몇 가지의 인상적인 메뉴를 선보였다. 나가노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이용한 건강식도 맛볼 수 있다. 가스케의 인테리어는 정원과 같은 흐름으로 몇 개의 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곡선의 미학이 돋보인다. 천정으로부터 길게 아래로 연결되어 있는 램프의 색감이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것도 재미있다. 건강과 미용을 테마로 전문가와 함께 음식과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와 독소를 해소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여성도 만날 수 있었다. 아침식사에 곁들여져 나오는 밑반찬. 죽이나 밥, 어느 것을 주문해도.. 더보기
또 하나의 일본,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3> 건축가 아주마 리에(rie azuma)의 또 하나의 도전이었던 호시노야 객실. 77개의 객실은 제각기 어프로치가 다르다. 객실마다 현관이 있다. 각각 다른 설계로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객실을 선택할 수 있다. 나는 첫번째는 미즈나미(강가에 위치한 객실)의 2층 객실에 두번째는 1층의 미즈나미 객실에 묵었다. 어느 한 구석 군더더기가 없는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의 객실. 절대로 밖으로 나가고 싶지 않은 공간이다. 나만의 공간에서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휴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바람이, 신선한 공기가 그립다면 베란다 문을 열면 그만이다. 바람 냄새와 하나가 되는 상상이 가능하다. 미즈나미 객실의 리빙룸에는 고다츠 대신 커다란 테이블이 있다. 베란다와 연결된 이곳에서는 책도 읽고 차도 마시고 물 흐르는 모습.. 더보기
또 하나의 일본, 호시노야 가루이자와 <2>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촌락. 강을 따라, 산을 따라 그 옛날부터 있어 온 마을의 형태처럼 건물이 모여있다. 산 쪽에서 내려다 보면 이렇게「호시노야 가루이자와」의 테마인 일본의 촌락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것은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일종의 향수이기도 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그리움과 같은 것이라고도 한다. 그런「일본의 풍경」을 상상하며 설계를 했다는 것이 촌락을 산책하다보면 하나씩 느껴진다. 단, 건물이 근대화 되었고 담과 건물의 표식이 새롭다. 건물과 건물의 배치에 따라 만들어진 골목들 사이를 조용히 걷다보면 어느새 촌락 한가운데로 흐르는 강으로부터 흐르는 물소리에 빠져들게 된다. 산 쪽에서 바라본 호시노야의 촌락 촌락들 사이로 강이 있고 흐르는 물소리에 시간이 잠긴다. 사계절의 변화에 따라 달라보이는.. 더보기
야나카에서 만난 행복한 부부 야나카(谷中)산보길에 만난 코지상과 그의 아내 마이상... 주말이라 동네의 공터에서 프리마켓을 열고 빵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다. 알고 보니 공터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길에 있었던 특이한 집의 주인이란다. 오래된 집이었지만 갤러리인지, 카페인지, 레스토랑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집이 있어 옆가게 아주머니한테 슬쩍 물어보았더니 " 뭔지 알 수 없지만 매일 바뀌는 집이야"라고 했다. 매일 바뀌는 집'이라...아주머니의 말이 매우 흥미로웠지만 일일카페 분위기도 있고 동호회 멤버들의 모임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많아서 헤집고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지나쳐 왔는데 이 친구들의 집이란다. 일주일에 이틀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자신들은 공터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