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카(谷中)산보길에 만난 코지상과 그의 아내 마이상... 주말이라 동네의 공터에서 프리마켓을 열고 빵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한 모습이다. 알고 보니 공터가 있는 곳으로 걸어오는 길에 있었던 특이한 집의 주인이란다. 오래된 집이었지만 갤러리인지, 카페인지, 레스토랑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집이 있어 옆가게 아주머니한테 슬쩍 물어보았더니 " 뭔지 알 수 없지만 매일 바뀌는 집이야"라고 했다.
매일 바뀌는 집'이라...아주머니의 말이 매우 흥미로웠지만 일일카페 분위기도 있고 동호회 멤버들의 모임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사람이 많아서 헤집고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 그냥 지나쳐 왔는데 이 친구들의 집이란다. 일주일에 이틀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자신들은 공터를 이용한단다. 나는 그들에게서 야나카 특유의 여유로운 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에서 이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다니...부럽다.
일요일에도 야나카를 가게 되었다. 시간이 없었지만 코지상과 마이상의 카페에 한번 더 가고 싶었다. 몇 년이나 된 집일까? 이층은 그들의 생활 공간인지 어제는 햇빛에 이불을 말리고 있었다. 아랫층의 카페는 어찌보면 우리의 시골집 과자가게 같은 분위기다. 오래된 집이 사연이 있을 듯한데 계속 손님이 들어온다.
오늘은 마이상의 솜씨를 맛볼 수 있는 근사한 빵이 조금씩 남아있었다. 호두를 넣어 만든 하드롤은 고소한 맛이 씹을수록 맛이 독특했다. 함께 간 친구는 무화과를 넣은 하드롤을 사고 나는 아보카도를 넣어 구운 스콘을 샀다. 조금 있으려니까 마이상의 먹음직스런 빵이 금방 다 팔렸다. 바쁘게만 사는 사람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사는 사람들에게 그래서 작은 행복은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편안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무화과를 넣어 구운 하드롤>
<호두를 넣어 구운 하드롤>
<건포도와 아보카도를 넣어 만든 스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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