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과거의 모습을 지키며 현대화 되다
하코네 후지야 호텔, 니코의 가나야 호텔, 그리고 교토의 타와라야를 여행하고 다음 여행지로 생각하고 있던 곳이 바로 가루이자와에 있는 호시노야였다. 내가 호시노야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니코 가나야 호텔의 서재에서였다. 푸른빛 하늘을 이고 물 위에 떠있는 신비한 리조트, 호시노야는 일본 셀레브리티들의 별장지로 알려진 가루이자와의 대표적인 리조트다. 호시노야를 주목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그들이 주장하는 ‘또 하나의 일본’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일본이 일본적인 전통을 소중히 지키며 현대화 되었을 때의 모습, 최근에 내가 깊이 꽂혀있는 와모단 (和モダン)라이프 스타일의 정수를 나는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에서 찾을 수 있었다.
2000년 초반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여행’ 이 대인기였던 걸로 기억한다. 럭셔리한 리조트에서 꼼짝하지 않고 태닝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책을 보거나 복잡한 머릿 속을 깨끗이 비워내는 여행,그것이야말로 여행의 정수였다. 요즘은 어떠한가? 라이프스타일의 화두인 웰빙, 오가닉 이 여행에 있어서도 중요한 트렌드가 되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여행은 진화된 듯하다. 이 진화된 버전은 여전히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여행이다. 그러나 그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내용이 다양하다. 내가 떠났던 호시노야 가루이자와로의 여행은 또 하나의 일본 속에서 즐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러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여행이었다.
도쿄에 오래 머물다보니 두 번에 걸쳐 호시노야 가루이자와에를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여름의 호시노야와 초가을의 호시노야를 만나고 왔다. 처음 간 호시노야는 늦은 밤 도착해 어두운 숲속을 미니 자동차를 타고 방까지 가야 해서 호시노야의 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두 번째는 3시 체크인 시간에 맞추어 가기로 했다.
도쿄 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1시간. 한번 가본 길이어서인 지 두번째 가는 길은 멀지도 않았고 쉽게 갈 수 있었다 . 오전 인터뷰를 마치고 점심을 걸러 에키벤(기차에서 먹는 도시락)을 하나 사서 기차에 올랐다. 우에노(上野)를 지나고 오미야(大宮)를 지나고 다카사키(高崎)를 지나고... 드디어 가루이자와! 1시간은 혼자 기차를 타기에도 지루하지 않아 좋다. 1시 30분 기차를 탔더니 정확히 2시 30분에 도착했다. 택시를 타지 않고 호시노야에 전화를 했다. 2시 50분 셔틀버스가 있단다. 호시노야 손님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함께 버스를 기다렸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은 잔뜩 흐렸고 도쿄보다 기온은 낮아 약간 쌀쌀했다. 커피 한 잔이 그리웠지만 언제 버스가 올지 몰라 꾹 참았다.
드디어 호시노야 리조트 셔틀버스가 왔다. 기사는 승차 전에 한 사람 한 사람 고객 명단을 체크했다. 그리고 승객이 모두 차에 오르자 뜨거운 타월을 나누어주었다. 기사는 리셉션인지 프론트인지 어디론가 고객명단을 보고했다. 준비된 서비스... 훈련된 서비스... 전원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는 서비스...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즐기며 제공하는 서비스의 시작은 호시노야 리조트로 향하는 셔틀버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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