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면 꼭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이 이시카와현의 야마시로온천과 가나자와다. 호젓한 일본 여행이 가능한 곳이기 때문이다. 마에다 가문의 오랜 전통이 남아있는 가나자와는 메이지유신 전까지 일본의 5대 도시 중 하나였다. 마에다 번주는 차 문화에 특히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인지 가나자와는 차와 함께 먹는 일본과자가 많이 발달했다. 그 옛날의 찻집거리가 그대로 남아있는 히가시차야가이(東茶屋街)에 가면 찻집 특유의 격자식 건물이 들어서 있다. 붉은 색으로 칠해진 격자무늬의 벽은 안쪽이 좁고 바깥쪽이 넓다. 밖에서는 안보이고 안에서는 밖이 잘 보이는 구조다. 이 곳의 찻집은 180년 전에 만들어진 곳으로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시마, 카이가로라고 하는 찻집이 유명하다. 카이가로에서 재미있는 찻집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는 사람의 소개로만 갈 수 있는 히가시차야의 찻집
일본의 찻집은 녹차와 같은 차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예능인을 불러 공연을 보면서 술을 마시며 여흥을 즐기는 곳이다. 옛날에는 찻집거리가 아주 많았는데 풍기가 문란해지자 세 곳만 남기고 모두 없앴다고 한다. 가나자와에는 아사노와강과 사이가와강이 흐르고 있고 두 개의 강 사이에 가나자와 성이 있는데 찻집거리는 대체로 중심가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히가시차야는 가장 규모가 큰 찻집 거리로 이곳에 있는 찻집은 이치겐상오코토와리(一見さんおことわり)라고 하여 아무리 돈이 많아도 처음 온 손님은 들어갈 수가 없다. 일본의 유명한 요정이나 여관은 예부터 이 방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은데 일종의 멤버십이다.
가이카로 찻집은 1820년에 처음 찻집 건축물 형태로 지어졌다. 1층은 생활하는 공간이고 2층은 손님들의 공간이다. 한 좌석에 게이코는 3인이 기본으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샤미센을 연주한다. 시간은 90분으로 정해져 있다. 시간이 약간 부족한 감이 있는 것 같아 물었더니 시간이 더 길어지면 술 취한 손님의 안 좋은 모습을 볼 수도 있어 적당히 기분 좋은 시간으로 정했다고 한다. 시계가 없던 시절에는 향을 피워 시간을 쟀는데, 향 하나가 전부 타는데 45분 걸렸고 그래서 두 개의 향을 피웠다고. 계산은 술값이라 하지 않고 향을 피우며 즐겼다고 하여 향값이라고 하여 지불했다.
요리는 남자들이 하는데 이 곳에는 남자가 없기 때문에 안주 정도를 대접하는 수준이라고 한다.영업시간은 6시부터 시작하여 9시까지이고 가이카로는 방이 두 개라 두 팀 정도 들어갈 수 있지만 다른 곳은 하루에 한 팀 밖에 들어갈 수 없다. 금액은 1인당 1만7천엔 선. 그러나 손님의 수, 술의 종류, 요리의 종류, 게이코를 몇명 부를 것인가에 따라 달라 금액이 달라진다. 손님이 혼자 와서 게이코 한 명을 부를 때는 5만엔 정도부터 시작된다. 이 곳의 소문난 요리로는 가나자와 향토요리로 유명한 지부니(오리고기를 이용한 조림요리)요리가 있다.
'리아코 따라 일본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쇼핑을 하면서 생활의 센스도 배우는 곳 (0) | 2011.07.27 |
---|---|
교토출신 요리연구가, 기타무라미츠요와 떠난 교토산책 (0) | 2011.01.12 |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0) | 2010.01.02 |
루이비통과 콜라보레이션, 와지마누리 (0) | 2009.12.18 |
연말 여행 가기 좋은 곳, 하코다테 (0) | 2009.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