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시장 산보 , 니시키 이치바

교토 니시키이치바는 니시키 골목에 있는 시장이다. 교토 토박이들은 이곳을 보통 ‘니시키’라고 부른다. 니시키 시장은 교토 최고의 번화가인 가와라마치의 시조가와라마치 정류장에서 가깝다. 니시키는 데라마치도리에서 다카쿠라도리까지 약 400m 길이의 시장으로 이어지는데 교토 사람들은 “니시키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먹거리는 없다.”고 말한다. 각종 생선과 육류, 건어물, 반찬류, 유바(일종의 두부껍질과 같은 것), 교야사이(교토 야채) 등을 파는 가게가 골고루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니시키는 옛날부터 전문점들이 모여 있던 곳으로 지금까지도 교토요리에 필요한 최고의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요리전문가에게도 인기가 높지만 집에 손님이 오는 날이면 멀리서도 니시키까지 장을 보러 오는 주부들이 많다.

니시키 이치바를 천천히 둘러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생선회에 사용하는 고추냉이, 시소 (깻잎의 일종), 작은 국화, 작은 오이, 작은 가지, 등의 작은 장식용 재료를 파는 가게, 맛있는 다시를 만들 때 필요한 가츠오부시, 다시마, 버섯 등을 파는 건어물 가게, 검정콩이나 대두를 파는 가게, 교토식 계란말이 전문점, 생선을 조리해 파는 가게, 시치미(7가지 재료가 섞여있는 양념)와 고춧가루를 파는 가게, 두부나 유부를 파는 가게, 콩으로 만든 센베 가게 등등 니시키에는 정말 없는 게 없다.

교토가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른 점은 교야사이(京野菜)라고 말할 수 있다. 교야사이란 교토에서만 생산되는 야채의 종류를 말한다. 오래전부터 교토는 주변 지역에서 생산되는 특이한 야채가 많기로 유명하다.


예를 들면, 대표적인 교토 야채로 긴토키 닌징(교닌징, 교토당근) 가모 나스 (가모 가지),후시미 토가라시( 후시미 고추), 쇼고인 타이콘(쇼고인 무) , 호리카와 고보 (호리카와 우엉)등이 있다. 야채 앞에 붙은 이름은 전부 지역명이다. 교토 당근은 언뜻 보아도 색이 붉고 싱싱해서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긴토키 닌징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얼굴이 빨간 긴타로 라는 건강한 아이의 이름에서 따온 말로 빨간 것을 상징한다.


교야사이와 함께 유명한 것은 사바즈시(고등어스시). 교토가 고등어 요리가 유명한 것은 우리나라 안동고등어의 탄생 배경과 비슷한 듯하다. 바다가 없는 내륙지방에서 생선을 먹기 위해 소금에 절여 운반해 와야 했기 때문에 소금에 절인 고등어 요리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교야사이 다음으로 니시키 시장에서 먹어야봐야 하는 것은 츠케모노(절임야채, 일본의 김치)다.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도 츠케모노를 만들지만 교토 츠케모노가 특별히 맛이 있기로 소문이 난 이유를 교토 출신의 슬로우푸드 연구가 기타무라 미츠요 (北村光世）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교토의 츠케모노는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매우 다양한 야채를 사용하기 때문에 세련되었다고 할까요. 그런 점에서 교토는 이탈리아와 매우 비슷한데 지역 별로 토지와 기후가 달라 생산되는 야채도 매우 다양합니다. 특히 이맘 때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스구기（すぐぎ)라는 츠케모노입니다. 일종의 무 츠케모노인데 무보다 무청이 더 맛이 있지요.”

최근에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츠게모노를 만들어내는 곳이 늘어 맛도 천차만별이다. 교토에 가면 츠게모노를 테마로 여행하는 것도 재미있다. 츠게모노 한가지로 오차츠케, 튀김, 주먹밥 등 매우 다양한 음식이 가능하고 집집마다 손맛이 다른 츠케모노 가게가 줄지어 있기 때문이다.

12월의 니시키이치바는 더욱 활기를 띤다. 다양한 정월 맞이 음식인 오세치 요리 (おせち料理)에 사용되는 재료들이 예쁘게 다듬어져 손님을 기다리고 있고, 섣달 그믐날 밤에 먹는 토시코에 메밀국수를 파는 곳, 정월에 먹는 가가미모치를 파는 곳, 그리고 정월 초하루에 집을 장식하는 가자리 소품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니시키이치바 정보

찾아가는 길 : 시영 지하철 '시죠', 한큐 전철 '가라스마'에서 하차
영업시간 : (개점) 07:00~08:00 (폐점)18:00 전후
휴일 : 수요일, 일요일에 휴일인 곳이 많다
문의 : 075-211-3882

http://www.kyoto-nishiki.or.jp

***위 내용은 여성중앙 12월호에 게재된 < 교토,가나자와 시장산보>기사 중 일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