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최고의 츠케모노야 <무라카미쥬혼텐>

센마이츠케로 유명한 교토의 명물, 무라카미쥬혼텐(村上重本店). 그 맛의 명성이 자자해 멀리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교토의 수없이 많은 츠케모노야(절임 야채를 파는 가게)를 돌아보고 각각의 츠게모노 맛을 구분하기가 어려워졌을 때쯤, 마유미와 나는 무라카미쥬혼텐을 찾았다. 새해를 맞이하는 무라카미쥬혼텐 입구의 장식은 소박하고 깨끗했다.

무라카미쥬혼텐 외관



센마이츠케(千枚漬)는 우리나라에서는 강화도에서만 생산되는 순무(가부)를 얇게 썰어 고추와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츠케모노다.  외갓집이 강화도라 우리는 어릴때부터 순무김치를 먹었고 그래서인지 순무로 담근 일본 김치를 나는 좋아한다. 무라카미 안으로 들어서자 새해 선물을 사려는 사람과 우리처럼 관광왔다가 기념으로 츠케모노를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바깥 날씨가 추워서 점원이 공손히 내는 차 한잔이 너무 맛있고 이내 몸이 따뜻해졌다. 가만 들러보니 실내 곳곳에서 170년의 오랜 역사가 느껴진다. 츠케모노를 주문한 사람, 포장을 기다리는 사람, 이미 구입을 끝낸 사람들이 찻집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차 한잔을 마시며 한숨을 돌린다. 옆에 앉은 할머니는 "내가 서울에서 왔다고 하자' 매우 놀라며 '여기 츠케모노 정말 맛있어요. 서울까지 소문이 났나봐. 나도 멀리서 왔어요" 우리는 츠케모노를 맛보며 마치 예전부터 알았던 사람처럼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커다란 나무통에는 정말 다양한 츠케모노가 담겨있다. 교토의 츠게모노가 다른 곳과 달리 맛이 있고 유명한 것은 교야사이 (교토야채)를 이용해 만들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교토의 근교에는 각기 다른 토양과 기후의 영향으로 다른 곳에는 없는 야채가 생산되었다고 한다.
그것을 교토사람들은 교야사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교토야채로 교닌징 (교토당근),
가모나스(가모가지),호리카와고보(호리카와 우엉)등이 있다. 가모,호리카와 등은 지역
이름이다. 교닌징은 색도 짙고 크기도 크다. 흔히 보는 오렌지색 당근과는 전혀 다르다.
이 맘때 가장 맛이 있는 츠케모노는 스구기(すぐぎ)다. 스구기는 일종의 우리의 동치미 무와 비슷한 맛이라고나 할까,무청이 그대로 달린 적당한 크기의 무가 하나하나 낱개로 포장되어 있다. 일본인들은 스구기의 무보다 무청을 더 좋아한다고...

츠게모노는 야채를 소금이나 된장, 식초 등에 절여 만든 '절임 야채'다. 한마디로 일본 김치다. 소금에 절이는 시오츠케와 누가(쌀겨)로 만드는 누가츠케가 대표적이다. 난 특히 누가츠케를 좋아하고  금방 담근 것보다 시간이 좀 지난 후루츠케( 우리의 신김치처럼 잘 익은 절임 야채)를 좋아한다. 밥맛이 없을 때 오차츠케에 오이나 무 츠케모노만 있으면 깔끔한 식사가 가능하다. 유자가 많이 나는 계절에는 츠케모노에 유자를 넣어 향긋한 유자맛과 향이 나는 무츠케모노를 먹을 수 있다. 늘 느끼지만 특히 일본음식은 자극적이지 않아 좋다. 어쩌다 과식을 해도 소화가 잘되고 속도 불편하지 않다.

나는 누가츠케를 서울에서도 먹고 싶어서 재료를 모두 사서 들고왔던 적이 있다. 그런데 누가츠케는 게으른 사람은 제대로 먹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매일매일 한번씩 냄새가 고약한 누가 속에 숨어있는 야채를 뒤집어주어야 하는데 야근에, 마감에 며칠 잊고 있다가 뚜껑을 열었더니 기절할 정도로 냄새가 고약해져 계속 사용할 수가 없었고 아까웠지만 통째로 버려야 했다.

무라카미쥬혼텐, 교토를 여행할 때 한번쯤 들러보기를 권한다. 특히 일본김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양한 야채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만든 교토의 맛있는 츠케모노를 맛볼 수 있다.
 

    

                          영업시간 ：평일9시～１９시
                           
                          토,일,축일: ９시～１９시３０분
                           
                          정기휴일：１월１일～３일
                          
                           문의 : 075-351-1737  

                         www.murakamijyuhonten.co.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