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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살림꾼

파머스테이블의 스타일리스트, 이사카와 히로코(石川博子)


이 기사는 여성중앙 4월호 리아코가 만난 일본의 살림꾼 _두번째 칼럼의 일부입니다 .


이시카와 히로코. 그녀는 일본의 대표적인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다. 그래픽디자이너인 남편 이시카와 미나토 씨와 함께 인테리어 소품가게, 파머스 테이블(Farmer's Table) 을 운영하고 있다. 패션과 인테리어의 구분이 없던 때부터 활약한 소문난 스타일리스트다. 1985년 도쿄 오모테산도의 오래된 아파트에 인테리어 소품점, 파머스 테이블을 열었고 그 후 25년 동안 싫증나지 않는 컨셉의 소품으로 도쿄여성들에게 세련된 생활 감각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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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수록 멋스런 물건이 지금 도쿄의 트렌드

그녀는 도쿄 출신으로 문화복장학원을 졸업했다. 패션을 전공한 감각을 살려 잡지와 커머셜광고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다. 스물여섯 살에 남편과 결혼했고 두 사람의 감각으로 소품점, 파머스 테이블을 시작했다. 그녀의 숍에는 일본 여러 지역 작가들( 현재는 15명 내외)의 작품이 있다. 그녀는 작가들을 만나러 가기도 하고 새로운 작가를 찾기도 한다.

새 것이라도 내추럴한 느낌을 좋아해서인지 숍의 디스플레이도 편안한 느낌이다. 주로 나무와 천연소재로 만들어진 소품에서 그녀의 취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물주전자 하나만 봐도 모양은 심플하지만 엣지가 있고 질감은 다소 거칠어 보이지만 사용할수록 싫증나지 않는 스타일이다. 계절에 따라 소재가 달라지는 핸드메이드 가방은 그녀 역시 애용하는 아이템인데 겨울엔 따뜻한 질감의 펠트 소재를, 여름엔 거칠지만 쓸수록 멋이 있는 마소재를 선보이고 있다.

파머스 카페는 하라주쿠의 명물이었던 오래된 아파트가 사라지고 오모테산도힐즈가 들어서면서 진궁마에 샤넬 빌딩 뒤로 자리를 옮겼다. 소박한 느낌의 전원풍 카페는 오가닉푸드 바람이 불고 있는 도쿄에서 꽤 인기가 있다. 그녀는 자신의 숍에 그릇이나 도구를 내 놓기 전에 반드시 집에서 사용해 본다고 한다. 직접 써보고 확신이 있는 물건만 내놓아서인지 물건 하나하나 흠잡을 데 없는 셀렉트가 돋보인다. 이런 솜씨로 꾸민 그녀의 집이 궁금해졌다. 몇 년 전 리뉴얼했다는 그녀의 집으로 그릇과 소품 구경을 하러 갔다.


4개로 나누어진 ‘히로코의 창고’


히로코 씨의 집은 나카메구로에 있는 오래된 맨션이다. 몇 년 전 집을 개조해 부부침실과 딸 아이의 방 외에 4개의 수납방을 만들었다. 그녀는 수납방을 ‘히로코의 창고’ 라고 부른다. 현관으로부터 길게 나란히 붙어있는 네 개의 수납방은 모두 한 사람 정도 들어가 움직일 수 있는 크기의 작은 공간이다. 동선을 고려해 방을 배치했다.

먼저 현관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 옷방이다. 외출해서 돌아와 코트와 가방을 놓아두기에 편리하고 집안정리도 쉽다. 그리고 싱크대와 가까운 곳이 식재료를 넣어두는 곳이고 소품 수납방, 이불 등을 넣어두는 수납방이 있다. 각각의 수납방은 선반과 수납 박스 등으로 바닥부터 천장까지 공간을 최대로 활용했다. 물건을 꼭꼭 싸두었다가 어디에 두었는지 몰라 정작 써야 할 때 쓰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수납의 고수는 말한다. 매일매일 좋아하는 물건을 눈으로 즐기면서 필요할 때 요긴하게 찾아 쓰는 생활의 재미를 즐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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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의 색과 문양 즐기는 '키친 수납'

코너를 나누어 주제 별로 물건을 정돈하는 것은 이중의 효과가 있는 수납의 재미다. 역사가 느껴지는 계단식 서랍장은 자체로도 멋진데 서랍장 안에는 부엌에서 사용하는 작은 그릇들이 가득 들어있다. 서랍 속의 물건이 거실로 나오고 거실의 물건이 창고로 들어가고 한 번씩 자리를 바꾸어 주곤 하는데 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창고에 오래 넣어두면 생기를 잃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주 사용하는 도구나 그릇, 소품 등을 쉽게 손이 가는 곳에 두고 쓰며 사는 지혜에 대해 물었다.

“특별한 룰이 있는 건 아니에요. 그냥 좋아하는 물건 위주로 보이게 두고 살아요. 그래서 편안하죠. 물건이 많이 나와 있으면 산만해 보이기 쉽죠? 그러나 서로 잘 어울리는 물건들은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리죠. 저는 집을 꾸미는 일처럼 그 사람의 성격을 말해주는 게 없다고 봐요. 빈틈없이 깨끗하게 수납하는 것을 좋아하는 지 아니면 저처럼 편안하게 늘 좋아하는 것을 가까이에 두고 보며 사는 타입인지..."

그녀의 보이는 수납은 키친도 예외가 아니다. 싱크대의 윗부분은 모두 문을 떼어내고 자주 사용하는 그릇을 여러 개씩 포개어 두었다. 매일 사용하기에도 편하고 아무렇게나 쌓아두었는데도 그릇이 예뻐서인지 멋스러워 보였다. 그 중에서도 유독 시선을 끄는 그릇은 인반 도자기. (무늬를 하나하나 그린 게 아니라 찍어낸 것) 인반 도자기는 손으로 그린 것에 비해 가격이 싸고 모양이 울퉁불퉁하지만 문양이 훌륭한 게 많다. 이시카와 씨 부부도 25년 전 뉴욕생활을 정리하고 도쿄로 돌아와 일본도자기에 관심을 갖게되면서 인반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시카와 히로코 씨가 제안하는 인테리어의 컨셉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내추럴 톤이다. 그녀는 오래 써도 싫증나지 않고 쓸수록 정이 가는 느낌의 그릇이나 도구야말로 요즘 같은 변화 많은 세상에 변하지 않는 '트렌드의 나침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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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카와 히로코에게 배우는 인테리어 수납 센스>  

1. 숨기는 수납보다 보이는 수납을 즐겨라. 물건을 더 소중하게 다루게 된다.

2. 큰 수납방 한 개보다는 작은 수납방 여러 개가 살림에는 더 효과적이다.

3. 수납방 배치는 생활 동선을 고려하라. 옷방은 현관과 가깝게, 식품수납은 키친과 가깝게.

4. 컬렉션을 보이는 수납으로 활용하고 데드스페이스를 충분히 활용하라.

5. 사진액자는 크기를 다르게 하거나 프레임의 변화를 주는 장식이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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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www.farmerstabl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