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역마다 라면 맛이 다르다.
나는 일본 라면 중에 미소 라멘(된장 라면)을 즐긴다. 언젠가 가와바타 야쓰나리가 쓴 <설국>의 배경이 되었던 곳, 에치코 유자와에서 먹었던 미소 라멘이 너무 맛있었던 기억 때문이다. 그 후로 라면을 먹으러 가면, 한 번의 망설임 없이 ‘미소라멘!’을 외친다. 된장에 약간의 마늘이 들어가 있고 파와 깨가 가득 담긴 미소 라멘. 곱게 채썬 파를 얹어먹는 생면의 맛과 걸죽하지만 뒷맛은 느끼하지 않은 국물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일본 라면을 먹을 때 토핑으로 얹어 나온 멘마(죽순)가 처음엔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토핑이 없는 라면을 먹을 때 생각이 나서 별도로 주문을 한다.
일본 라면은 크게 국물에 들어가는 종류에 따라 소금(시오), 된장(미소), 간장(쇼유)라면으로나뉜다. 또 지역적으로는 삿포로 미소 라면, 기타카타 쇼유 라멘, 하카다의 돈고츠 라멘으로 나뉜다. 그동안 먹어본 라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후쿠시마에서 먹었던 기타카타 라멘, 하코다테의 시오 라멘, 이시카와의 하치반 라멘(8번 라면) 등이다. 도쿄가 아닌 일본의 다른 지역을 여행할 때 되도록 한번은 라면을 먹으려고 한다. 그래야 나중에 일본 여러지역의 라면 맛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시카와는 다른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라면을 먹을 기회가 없었는데 여행 마지막 날, 점심으로 가장 맛이 있다고 소문난 8번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야사이코쿠 우마 라멘 (된장맛)
야사이 라멘 (소금맛)
왜 8번 라면이죠?
이시카와현에서 두번째로 잘 생겼다고 하는 (자칭? ㅋㅋㅋ) 이와이케상에게 물었다. "8번 라면은 가가시 국도 8번선을 따라 라면가게가 오픈했다고 해서 이름을 따온 것이고 소화 42년에 오픈했습니다. 오픈 초기에는 좌석이 25개 뿐이었는데 하루에 1300 그릇이나 팔렸다고 합니다." 라면을 좋아하는 이와이케상도 단골인 듯 하다. 8번 라면의 특징은 야채 라면이라고 해도 될 만큼 야채가 듬뿍 들어가 있다. 3분의 2가 야채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야채가 가득하다. 그래서 양이 더 많아 보이지만 먹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평소에 라면을 좋아하고 야채는 제대로 먹지 못하는 사람에게 딱 맞는 웰빙 라면이다. 더구나 야채가 인기인 요즘 야채 라면이야말로 건강 메뉴다. 그 외에도 야사이 고모쿠 라멘(5가지 재료로 만든 라면), 완탕멘(완탕면),츄카멘(중화면) 등의 메뉴가 인기가 있고 일반적인 라면집과는 달리 군만두 외에도 치킨 등의 사이드 메뉴도 있다.
8번 라면은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해 타이를 비롯 말레이시아, 홍콩, 대만 중국 등지에서 볼 수 있다. 특히 처음 오픈한 타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일본의 일반적인 라면집과는 달리 인테리어가 패밀리레스토랑 분위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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