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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코의 도쿄 산보

일본식 레트로 카페 '가도(かど)'


가구라자카에서의 브런치

가구라자카는 일본에서도 프랑스 냄새가 많이 나는
매력있는 동네다. 일본 냄새와 적당히 균형을 이루며 더도 덜도 아닌 묘하게 이국적인 느낌이다.  어느 토요일... 나는 가구라자카로 혼자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우리나라에서는 토요일 아침 혼자 브런치를 먹는 게 청승맞아 보이지만 일본은 그런 시선이 없어 편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신주쿠에서는 더 간단히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었는데 타카다노바바로 가서 토자이센으로 갈아타고 가구라자카로 갔다. 다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소부센을 타고 이다바시에서 내려 가구라자카역 쪽으로 산보하며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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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라자카역 1번 출구로 나와 이다바시역 방향으로 걸어내려가다 보면 오른쪽에 기무라야가 보인다. 긴자의 유명한 앙코빵집하고 이름이 같지만 온갖 것들을 다 파는 수퍼마켓이다. 기무라야 맞은 편 골목으로 들어가 왼쪽으로 조금만 가면 오래된 일본집이 보인다. 가도는 60년 된 일본집을 개조한 레트로 스타일의 카페 & 이지가야다. 작은 문을 넘어 안으로 들어서니 왼쪽으로 보이는 두 개의 다다미방에는 1인용 밥상이 여러개 놓여져 있고 안쪽으로는 테이블이 있는 방이 보인다. 빨간색 밥상과 파란색 방석이 묘한 대비를 이뤄 아무것도 없는 다다미방이지만 느낌이 색다르다.


큰 다다미방에서는 무슨 모임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둥그렇게 둘러앉아 소리내지 않고 식사를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일본에서는 이런 모임이 많아 혼자 사는 생활이 외롭지 않은가보다. 나는 작은 방에 자리를 잡았다. 내 앞에는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주부 셋이 막 들어와 무릎을 꿇고 앉아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늘은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와버렸어요. 이런 날에 집밖에서 밥을 먹는 기분, 너무 좋아요... 역시 오길 잘했죠? 그렇죠? ..." 그녀들의 수다는 건전했다. 식사를 하는 내내,외국어 공부에 관한 이야기, 휴가에 대한 정보 등을 쉬지않고 이어나갔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덤으로 얻은 반찬 삼아 식사를 했다.

생선을 넣어 만든 양배추롤의 가도정식도 좋아보였지만 역시 나는 고로케정식을 시키고 200엔을 더 내고 오늘의 디저트까지 먹었다. 가만 보니 여기도 저기도 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많다. 하긴 1천엔으로 장을 봐서 이렇게 맛있는 식사를 차리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현미와 아카지루(빨간 된장국) , 고로케와 양배추 샐러드 두가지 야채 반찬과 오싱코(절임 김치).... 맛이 단백하고 깨끗한 걸 보니 저녁식사도 한번 하러 와야겠다.

일본식 브런치 ... 밥도 맛이 있었지만 그들의 휴일 아침, 미팅 문화가 부럽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현미 브런치를 먹을 수 있는 편안한 곳이 많이 있으면 좋을텐데...
 

가도고로케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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